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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~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       - 이해인 -            어디에 숨어 있다가 이제야 달여오는가 함께 있을 땐 잊고 있다가도 멀리 떠나고 나면 다시 그리워지는 바람 처음 듣는 황홀한 음악처럼 나무잎을 스쳐가다 내 작은 방 유리창을 두드리는  서늘한 눈매의 바람 여름 내내 끓어오르던 내 마음을 식히며 이제 바람은 흰 옷 입고 문을 여는 내게 박하내음 가득한 언어를 풀어내려 하네 나의 약점까지도 이해하는 오래된 친구처럼 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 더 넓어지라고 하네 사소한 일들은 훌훌 털어버리고 바라도 달려가는 바람처럼 더 맑게, 크게 웃으라고 하네 ~ 2024. 6. 29.
행복이라 부릅니다. ~ 행복이라 부릅니다.       - 이해인 -          새로운 시간이여, 어서 오세요 누군가에게 줄 선물을 정성껏 포장해서 리본을 달 때처럼 즐거운 마음으로 나는 그내를 기다립니다. 누군가에게 한 송이 장미를  건네줄 때처럼 환히 열려진 설레임으로  그대를 맞이합니다. 그대가 연주하는  플루트 곡을 들으며 항상 새롭게 태어나는 이 기쁨 나는 행복이라 부릅니다. 2024. 6. 28.
이런 친구가 너 였으면 좋겠다. ~ 이런 친구가 너 였으면 좋겠다.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  - 이해인 -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잘 때면 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 불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어 얼굴이 좀 예쁘지는 않아도 키가 남들만큼 크지는 않아도 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 꿈을 간직한 너 였으면 좋겠다. 비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 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 물결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햇살처럼 푸르른 웃음을 아낄 중 모르는 너였으면 좋겠다 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마음을 정리하지 않아도 좋을 만큼 편안한 친구의 모습으로 따뜻한 가슴을 가진 너였으면 좋겠다 한 잔의 커피향으로 풀릴 것 같지 않은 외로운 가슴으로 보고프다고 바람결에 전하면  사랑을 한아름 안아들고 반.. 2024. 6. 27.
풀꽃의 노래 ~ 풀꽃의 노래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- 이해인 -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나는 늘 떠나면서 살지 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된다. 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 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 하고 싶은 모든 말들 아껴둘 때마다 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 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 불완전한 것은 아니야 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 사람들은 모르지만 서운하지 않아 기다리는 법을 노래하는 법을 바람에게 배웠기에 기쁘게 살 뿐이야 푸름에 물든 삶이기에 잊혀지는 것은  두렵지 않아 나는 늘 떠나면서 살지 2024. 6. 26.
사는 일 ~ 사는 일          - 나태주 -             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  굽은 길은 굽게 가고  곧은 길은 곧게 가고  막판에는 나를 싣고  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  제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   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  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  그러나 그것도  나쁘지 아니했다  걷지 않다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  만나지 못했을 뻔했던  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  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  해 저문 개울가  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  물총새,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  이제 날 저물려 한다  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  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.  오늘도 하루  나는 이렇게  잘 살았다. 2024. 6. 2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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