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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도 사랑도 물들어 가는 것 중에서 ~~ 누가 그랬다             - 이석희 -              풀잎에도 상처가 있고  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  가끔은 이성과 냉정 사이  미숙한 감정이 터질 것 같아  가슴 조일 때도 있고  감추어둔 감성이 하찮은 갈등에  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  특별한 조화의 완벽한 인생  화려한 미래  막연한 동경  누가 그랬다  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  그저  덜 아픈 사람이  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 2024. 8. 13.
새 ~ 새           - 천상병 -             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   내 영혼의 빈 터에   새날이 와, 새가 울고 꽃잎이 필 때는   내가 죽는 날   그 다음 날   산다는 것과   아름다운 것과   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   한창인 때가   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   한 마리 새   정감에 그득 찬 계절   슬픔과 기쁨의 주일   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   새여 너는   낡은 목청을 뽑아라   살아서    좋은 일도 있었다고   나쁜 일도 있었다고   그렇게 우는 한마리 새 2024. 8. 11.
하늘을 만지는 나무 ~ 하늘을 만지는 나무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- 이기철 -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가지는 하늘 일이 궁금해   자꾸만 구름으로 올라가고   뿌리는 땅 일이 궁금해   자꾸만 흙 속으로 내려가고   잎들은 마을일이 궁금해   자꾸만 뒤란으로 떨어지고   꽃들은 옆집 일이 궁금해   자꾸만 담 너머로 내다보네 2024. 8. 10.
사랑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~ 사랑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- 박민소 -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나보다    더 소중한    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것   새벽닭이 울면   태양보다 일찍 일어났다는 것과   어둠이 침짐한 시간이면   바람과 별과 시와 함께 잠을 잘 수 있었다는 것   옥상에서 졸고 있는 화분과 빨래들   공원의 식당버스와 낡은 파라솔   쭈그리고 앉아 곰방대를 빨고 있는 노인조차   잔잔한 감동으로 다가 온다는 것   백만송이 장미보다 더   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선물이    바로 너라는 것 2024. 8. 9.
삶도 사랑도 물들어 가는 것 ~ 삶도 사랑도 물들어 가는 것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- 이석희 -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산에 가면 산이 되는 줄 알았다   들에 가면 들이 되고   꽃을 보면 예쁜 꽃이 되는 줄 알았다   아니, 그렇게 되고 싶었다   내가 그들을 만나면 내가 그 곳에 가면   내가 그들이 되고 그들이 내가 되는 줄 알았다   비가 오면 젖어들고 바람이 불면 흔들리면서   그렇게 내가 산인 줄 알았고 내가 나무인 줄 알았다.   햇살 좋은 날은 너럭바위에 온전히 나를 말리며   풀벌레 소리에 난 숲도 되고 바람도 되고   살아가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   그랸 그 모습 그대로 흙을 물고 꽃물 들면서   서로 닮아가는 줄 알았다. 2024. 8. 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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